"우유에 덴 사람은 요구르트를 불며 마신다." 
요구르트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터키의 속담이다. 우리의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와 비슷한 뜻을 갖고 있다. 

터키 사람들은 요구르트를 달게 먹지 않는다. 묽은 소금물에 요구르트를 섞어 음료(아이란)를 만들어 마신다. 요구르트를 샐러드에 뿌려 먹고, 수프에 섞어 먹는다. 

터키 속담과 유사한 것 가운데 음식에 관련된 속담이 다른 나라에 더 있다. 독일에는 "한 번 입을 덴 사람은 수프를 분다"는 속담이 있다. 몽골에서는 언어만 다를 뿐, 아예 터키 속담과 같은 표현을 쓴다.

중국에는 이와 매우 비슷한 사자성어가 있다. 지금과는 달리,고대 중국에선 사시미(회)를 즐겨 먹었다. 그 바탕 위에 '뜨거운 국물에 데어 회(사시미)까지 후후 분다'(징갱취회, 懲羹吹膾, 혼날 징,국 갱,불 취,회 회)라는 말이 나왔다. 중국 고전 초사(楚辭)에 나오는 성어다.

무슨 일을 당한 적이 있을 때,비슷한 상황에 너무 지나친 반응을 보이는 건 개인이나 국가에 썩 이롭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과도한 무관심이나 불감증은 큰 문제다. 그게 우리의 안전과 생명을 담보로 할 경우엔 특히 그렇다. 

이번 연평도 피습사건을 겪으면서 우리의 안보 불감증이 여간 심한 게 아니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민간인에게까지 포문을 연 북한에 된통 당하지 않으려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나라가 어려울수록 리더를 믿고 따라야 한다. 비상사태임에도 정략적으로 비아냥거리는 행태는 옳지 않다. 일부 사람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내린  "단호히 대처하라"라는 지시와 "확전은 하지 말라"는 지시가 서로 어긋난다며 비판을 가하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고 되묻는다. 

하지만 난 생각이 다르다. 로마의 경구 가운데 이런 표현도 있음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천천히 서둘러라(Festina Lente)."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표현이다. 이 말의 뜻을 곰곰 되새긴다면 새로운 지혜를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단 과유불급(過猶不及)도 함께 고려하면 좋겠다.


 


 

 









by A&Z 2010. 11. 2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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