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하(土蝦,생이 새우) 젓을 드셔보셨나요? 토하젓으로 알고 맛있게 먹었더니 그게 아니라네요. 그럼 뭐냐고요? 징거미 새우젓이랍니다. 징거미? 어째 이름부터 꺼림직하네요. 꼭 '징그러운 거미'의 약자처럼 느껴지니 말이죠.  

토하는 다리가 짧고 투명한 빛깔이 나는데, 징거미 새우는 색깔이 칙칙하네요. 그나저나 우편물로 예약해 택배로 받거나 지인에게서 선물받아 맛있게 먹은 적이 많은데 기분이 좀 껄쩍지근하군요. '껄쩍지근하다'는 '매우 꺼림직하다'는 뜻의 전라도 사투리입니다. 쩝쩝. 

어쨌든 토하로 담근 젓이라고 해놓고는 실제로는 징거미 새우로 담근 젓을 팔던 업체들 3곳이 덜미를 잡혔다고 하네요. 식품의약품안정청의 6일 발표 내용입니다.  

전남 순창군의 한 업소에선 토하를 아예 쓰지 않고 징거미 새우만 썼다고 합니다. 또 전남 나주시의 두 업소에선 토하와 징거미 새우를 섞어 젓갈을 만들어 팔았다는 군요. 

전남 순창에 몇 군데의 토하젓 생산업체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 지역에 다른 업체가 있다면 엉뚱한 피해를 볼 우려가 있네요. 그나마 전남 나주의 업소는 좀 나은 편인가요? 

순창의 미가원(주)는 '섬진강 수라상 토하젓(양념젓갈) '제품에 토하새우 70%를 쓴다고 하고선 징거미 새우만 썼다고 합니다. 그런 제품을 지난 7월부터 팔았답니다. 

나주의 세지농수산영농법인은 '선인촌 옹기 토하젓(양념젓갈)'제품에 토하를 64% 쓴다고 해놓고선 토하와 징거미 새우를 약 7대 3의 비율로 섞어 만든 젓갈을  2002년경부터 팔다 걸렸답니다. 또 나주의 나주임천토하젓은 회사 이름과 똑같은 브랜드인 '나주임천토하젓(양념젓갈)'제품에 염장 토하를 63% 쓴다고 해놓고 실제론 토하를 37%만 썼다고 합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가요? 건강에는 해롭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찝질한 기분은 도저히 떨칠 수 없군요. 요 아래에 있는 게 바로 매스컴을 타게 된 징거미 새우랍니다. 이 녀석들이 무슨 잘못이 있나요? 다 사람들 탓이죠. 이런 속담 하나 사전용으로 추가하면 안될까요? 
"사람들 욕심에 징거미 새우 등 터진다." 






by A&Z 2010. 12. 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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