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임을 표방하는 식당이 하도 많아서 어쩔 땐 좀 짜증이 난다. 마포엔 처가로 먼 친척이 되는 '최대포' 상호의 명성을 누리려는 곳이 있다. 신촌 초, 여의도에 살던 처가 식구들과 함께 '진짜 원조 최대포'에 가서 실컷 먹었던 기억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물론 '원조'는 돌아가신 모양이다.) 

그래도 '원조'브랜드를 고집하는 식당엔 뭔가가 있게 마련이다. 오랜 전통의 정통을 이었다는 나름대로의 자부심이 짙게 배어 있다. 마포구 공덕2동(서울지법 후문에서 20~30m 거리)에 있는 '원조 신촌설렁탕'의 음식이 먹을만 하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들었다. 게다가 가격 대비 음식량도 손색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하나같이 설렁탕만 언급해, 이런 류의 식당에 사이드 메뉴로 이름을 올리는 도가니탕이나 우족탕,내장곰탕,수육의 맛이 궁금하기도 하다. 
하지만 첫 걸음에선 설렁탕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점심 때가 한참 지난 뒤에 찾은 '원조 신촌설렁탕'집엔 손님이 꽉 차지 않았다. 가격표를 봤다. 동행한 친구와 함께 오늘은 기본만 먹자고 작정하고, 설렁탕(6,500원) 두 그릇과 소주 한 병을 시켰다. 큼직큼직하게 썰어 놓은 깍두기와 선홍빛이 감도는 김치,그리고 다데기가 나왔다. 우선 국물 맛. 시원하다. 그리고 참 담백하다. 내 친구 중엔 '미원음식'을 무척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아니,미원(조미료의 대명사)을 많이 친 음식만 먹으면 알레르기 증세를 보여 조미료를 혐오한다.

이 식당의 설렁탕은 '조미료로 멱을 감은' 탕이 아니다. 그러니 톡톡 쏘는 듯한 맛은 기대하면 안된다. 이게 정통 설렁탕의 맛이다. 자기 입맛에 끌리게 하려면 다데기와 소금으로 간해야 한다. 그리고 진짜 가미(加味)의 묘미는 깍두기와 배추김치에 숨어 있다. 이 두 반찬이 설렁탕의 맛을 크게 좌우한다. 아니, 결정한다 해도 무방하다. 국물을 숟갈로 연신 떠마시고,국밥을 퍼먹었다. 그리고 반주로 소주를 '크윽~' 한 잔 마셨다. 탕 속에 고기가 상당히 많다. 소주의 안주가 전혀 모자라지 않는다. 배도 부르고,겨울철 낮 반주 한 잔에 기분이 마침맞게 좋다. 


인터넷 검색을 하면 '원조 신촌설렁탕'이 서울에 3곳 있는 것으로 나온다. 서대문구 대신동,마포구 공덕동,강남구 도곡동이다. 모두 같은 체인인지는 주인장에게 물어보지 않아 모르겠다. 다음에 물어볼 참이다.  마포의 '원조 신촌설렁탕'(02-712-3300)집은 서울지검,지법이나 이 근처에 있는 지인을 만나 식사하기에 부담이 없다. 저녁에 한 잔 하기에도 참 좋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증언이다.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윙버스'정보]
없음.




 
by A&Z 2010. 12. 20. 17:52


쌀은 원래 '화수분'의 상징이었다. 전영택의 소설 '화수분'의 주인공인 가장(家長)  화수분은 '평생 재물이 부족하지 않고 잘 살라'는 뜻에서 부모님이 좋은 이름을 지어 줬겠지만 똥구멍이 찢어질 듯 가난하게 산다. 

항아리에 먹을 것을 담아주면 그것들이 끊임없이 새끼를 쳐서 결코 바닥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바로 '화수분'이다. 쌀은 옛날옛적엔 하느님이 내린 최고의 선물이었다. 신이 내리는 은혜의 상징이었다. 






화수분은 하수분(河水盆)이 변한 말이다. 하수분은 중국 진시황 때의 산물이다. 당시 만리장성을 쌓으면서 10만 대군을 시켜 황하의 물을 길어다 큰 구리 동이를 채우게 했다. 그런데 아무리 시간이 흐르고 만리장성 인부들이 퍼마셔도 동이 안의 물은 좀처럼 굴지 않았다고 한다. 이 고사에서 화수분은 '안에 온갖 물건을 넣어두면 새끼를 쳐서 끝없이 나오는 보물단지'라는 뜻을 갖게 됐다. 







옛날 사람들은 쌀이 스스로 조화를 부려 끊임없이 창고를 채워준다고 믿었다. 쌀은 일본 신도(神道)에서 제사 지낼 때 쓰던 식품이다. 천황은 쌀을 태양의 여신과 함께 나눠 먹었다. 쌀을 익게 하는 태양 빛은 교화.지식의 상징이다. 또 쌀 낟알은 행복과 풍요의 상징으로 통했다. 그래서 우리도 결혼식 폐백 때 쌀 한 줌을 던진다. "부~자 되세요!"라는 뜻에 다름아니다.



 



 
 


 

by A&Z 2010. 12. 20. 1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