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곳에 보관해 오던 칠레산 레드 와인 한 병을 땄다. 누구에게선가 선물로 받은 것 같은데 생각이 전혀 나지 않는다. 좋아하는 선배가 준 것인가? 2005년산인 걸로 미뤄보아 그럴 가능성이 크다. 어쨌든 한 병을 개봉했다.

카베르네 쇼비뇽. 미라보 2005 컬렉션이다. 원산지는 칠레 센트럴 밸리. 윌리엄 콜의 빈야드에서 생산된 포도로 담근 와인이다. 카베르네 쇼비뇽은 원래 산도(酸度)가 높고,탄닌산이 많고,색소가 풍부한 게 특징이다. 산도가 높기에 알칼리성이고,탄닌산이 많아 떫은 맛이 나고,색소가 짙어서 와인의 색깔이 진하다. 

직장생활 할 땐 집에선 술을 마시지 않았다. 그렇게 금기시했던 가정 금주(禁酒)의 원칙을 깨고 마누하님과 함께 마셨다. 보관 기간이 길고 철저히 간수하지 못한 탓인지,와인이 약간 신맛을 낸다. 역시 떫은 맛이 혓바닥을 구른다. 


 





첫 모금은 확 당기지 않으나, 찔끔찔끔 마실수록 깊은 맛이 있다. 레드 와인은 육류와 함께 마시는 게 원칙이라지만, 잔 멸치를 고추장에 찍어 먹고, 흔한 체다 슬라이스 치즈를 곁들였어도 괜찮았다. 치즈와 건포도가 박힌 밀빵과도 궁합이 맞는 듯하다. 상당히 짙은 색깔을 찍은 사진을 올려야 마땅하나, 마누하님의 만류로 그만뒀다. 원래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브랜드인 카베르네 쇼비뇽은 자주 접하는 와인이지만,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다. 이 정도면 그럭저럭 마실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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